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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인문 사회 과학

#15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깨알 정리(P.212~232) 가부장제가 오랫동안 지구를 접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by Bon ami 2020. 6. 8.


 

  

어린 여자 사피엔스       Image by pixabay

 

 

청록색은 제 이야기이구요, 검정색은 책에 실린 내용을 간추린 것입니다.

 

2부 농업혁명

 

8. 역사에 정의는 없다

<그와 그녀> P.212

인종은 현대 미국인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중세 무슬림에게는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았다.

중세 인도에서 카스트는 생과 사의 문제였지만 현대 유럽에서 계급제도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인간사회에서 최고로 중요한 위계질서는 바로 성별이다.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스스로를 남자와 여자로 구분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서 남자가 더 좋은 몫을 차지했다.

적어도 농업혁명 이후로는 그랬다.

많은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에 불과했다.

남녀 간의 문화적, 법적, 정치적 차이 중 일부는 성별에 따른 명백한 생물학적 차이를 반영한 것이었다.(:출산)

하지만 모든 사회는 이런 보편적인 핵심 사실 주변에 생물학과 거의 관련 없는 

문화적 개념과 규범을 층층이 쌓아올렸다.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과 단지 사람들이 생물학적 신화를 통해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이다.

생물학은 매우 폭넓은 가능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실현하도록 강제하거나 금지하는 장본인은 바로 문화다.

문화는 오로지 부자연스러운 것만 금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부자연스러운 것이란 없다.

가능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처음부터 자연스러운 것이다.

정말로 부자유스러운 행동, 자연법칙에 위배되는 행동은 아예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금지할 필요가 없다.

진실을 말하자면, ‘자연스러움부자연스러움이라는 우리의 관념은 

생물학이 아니라 기독교 신학에서 온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말의 신학적 의미는 자연을 창조한 신의 뜻에 맞는다는 뜻이다.

 

다음 소제목인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의 첫 단락은 이렇습니다.

 

여성의 자연스러운 기능은 애를 낳는 것이라는 주장, 동성애는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에는 그다지 타당성이 없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규정하는 법과 규범, 권리와 의무는 대부분 생물학적 실체보다 

인간의 상상력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문화를 의미합니다.

, 인간은 문화를 층층이 쌓아올려 남성성과 여성성을 규정하고

동성애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규정한 것일 뿐, 생물학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하라리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동성애를 변호하는 내용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 P.218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남성male과 여성female으로 나뉜다.

남성은 XY염색체를 가진 존재이고, 여성은 XX염색체를 가진 존재다.

하지만 남자man여자woman는 생물학적 범주가 아니라 사회적 범주를 지정한다.

생물학이 아니라 신화가 남녀의 역할, 권리, 의무를 규정한다.

문화적 범주인 젠더(남자, 여자)의 속성, 남자다움여자다움의 내용은

상호주관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성은 XYXX를 가지고 태어나기만 하면 되는 세상 간단한 일이지만,

젠더는 심각한 비즈니스다.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을 평생 끊임없는 의례와 퍼포먼스를 통해 증명해야 하고,

여성 또한 평생 스스로와 타인들에게 자신이 충분히 여성적이라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

 

우리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남성 혹은 여성으로 태어나지만,

문화에 의해 끊임없이 남자 혹은 여자의 역할과 권리, 의무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 요구가 적절히 증명되지 않으면 사회적 입지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하여 여자와 남자는 사는 동안 자신의 젠더 속성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타인들에게 자신의 젠더가 갖는 속성을 확신시킬 때 타인들은 

~ 그 사람 참 괜찮은 사람이더군.”하고 평가를 내리겠지요.

역시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무리 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내야 하니까요..

 

 

<남자가 뭐가 그렇게 좋을까> P.223

적어도 농업혁명 이후부터 대부분의 인간사회는 남자를 여자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부계사회였다.

여성의 건강에 투자되는 자원은 더 적고, 여성은 경제적 기회도 정치권력도 이동의 자유도 더 적다.

젠더는 이상한 경주와 같아서, 어떤 주자들은 아무리 경쟁해 봐야 겨우 동메달만 딸 수 있다.

가부장제는 거의 모든 농경 및 산업사회에서 표준이었다.

가부장제는 정치적 격변에도, 사회적 혁명, 경제적 대변화에도 끈기 있게 버텨냈다.

이집트는 수십 세기에 걸쳐 정복당하여 아시리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로마, 아랍, 맘루크, 터기, 영국에게 

점령당했지만 늘 가부장제를 유지했다.

 

가부장제는 인간의 역사에서 매우 힘 있는 패러다임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의 금메달리스트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근력> P.224

사회적으로 남자가 더 큰 힘을 갖는 이유가 남자의 완력이 더 세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다.

남자는 힘이 세기 때문에 밭 갈기나 추수처럼 힘든 노동을 독점할 수 있고,

덕분에 식량생산을 통제할 수 있었고, 이것이 정치적 영향력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왜 육체적 노력이 거의 필요 없는 직업(사제, 법률가, 정치인)에서 배제되었으면서도 

들일, 수공예, 가사노동처럼 힘든 육체노동에 종사하였을까?

사실 육체적 힘과 사회적 권력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수렵채집 사회의 정치적 지배자는 근력이 센 사람이 아니라 사회성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남자의 근력 때문에 여자보다 더 강한 사회적 힘을 갖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저도 참 궁금했습니다.

남자가 힘이 강해서 인간사회는 오랜 시간 가부장제를 택한 것일까?

하라리도 그 점이 궁금했나 봅니다.

결론은 근력은 아닌 걸로.. ㅎㅎㅎ

 

 

<사회의 쓰레기> P.226

또 다른 이론은 남자의 공격성과 폭력성 때문에 여자보다 더 큰 힘을 가졌다는 것이다.

전쟁이 남자의 특권이었던 것은 이 때문이다.

하여 남자는 민간사회에서도 주인이 되었다.

 

# 나폴레옹의 숙적 웰링턴 공작의 말

우리는 지상의 쓰레기들을 징집해 병사로 쓰고 있다.”

동료 귀족에게 쓴 편지글 일부

(그래서 소제목이 <사회의 쓰레기>였군요. ㅎㅎ , 사회의 쓰레기 = 남자)

 

전쟁에서 보통 승리의 열쇠는 본국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해외에서 동맹국을 구하고,

다른 사람들(특히 적군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공격적인 야수는 전쟁 지휘관으로서 최악일 때가 많다.

그보다는 유화정책을 쓸 줄 알고, 사람들을 조작할 줄 알고,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볼 줄 아는 협동적인 인물이 훨씬 낫다.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은 이런 특징들을 갖추고 있었다.(: 아우구스투스(로마))

 

여자는 남자보다 남을 조종하고 유화책을 쓰는 능력이 우월하다.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도 뛰어나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뛰어난 정치가나 제국 건설자가 되었어야 한다.

전장에서의 더러운 일은 테스토스테론이 가득 찬 단순한 마초에게 맡기고 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그러게요.. 남을 조종하고 유화책을 잘 쓰는 여자가 왜 정치가나 제국 건설자가 되지 못했을까요?

... 미스테리한 일입니다.

 

 

<가부장적 유전자> P.229

세 번째 유형의 생물학적 설명은 완력이나 폭력성은 덜 중요하게 보고,

대신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남녀가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한다.

다른 남자를 이기는 능력이 있을 때 번식에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야심차고 공격적이며 경쟁적인 남자의 남성적인 유전자들이 후대에 물려지게 되었다.

반면 여자는 자궁 속에 9개월간 아기를 품어야 했고 출산 후에는 오랫동안 양육해야 했다.

그녀는 남자가 필요했다.

자신과 자녀의 생존을 보장하려면 남자가 내세운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순종적이고 집안을 잘 돌보는 여성적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지게 됐다.

권력을 쟁취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인 여자는 자신의 강력한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 역시 경험적 증거를 통해 거짓임이 드러났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여자들이 아니라 남자에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가정이다.

그리고 남자의 경쟁성이 남성의 사회적 우세를 낳았다는 가정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코끼리나 보노보처럼 의존적인 암컷들과 경쟁적인 수컷들 간의 역학관계로 

모권 중심의 사회가 나타난 종이 많다.

보노보와 코끼리가 이럴 수 있다면 사피엔스가 못할 이유가 무엇일까?

사피엔스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동물이고, 그 장점은 대규모로 협력하는 능력에 있다.

만일 그렇다면 여자들이 비록 남자에게 의존한다 할지라도 협력이라는 우월한 사회적 기술을 이용해 

공격적이고 자율적이며 자기중심적인 남자들의 허를 찌르고 조종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협력 덕분에 성공한 종에서 협력성이 더 떨어진다는 개체(남자)들이 

협력성이 더 뛰어나다는 개체(여자)들을 통제하는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걸까?

 

만일 오늘날 분명하게 밝혀지고 있듯이 가부장제가 생물학적 사실보다 근거없는 신화들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

이 제도가 이토록 보편적이고 안정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오랜 시간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발전시킨 진화가부장제의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코끼리나 보노보가 그 증거입니다.

그들 사회 역시 인간과 똑같이 의존적인 암컷들과 경쟁적인 수컷들 간의 역학관계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부권 중심 사회인 가부장제사회이고, 코끼리나 보노보는 모권 중심 사회이니까요.

똑 같은 상황인데 정반대 결과를 보여주니까 생존 전략을 발전시킨 진화이론도 맞지 않는 것이지요.

 

오랜 시간 지구를 주름잡은 가부장제는 아무리 파고 또 파도 미스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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