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요코 글,그림 이선아 옮김 / 출판사 시공주니어
상실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
늘 옆에 있을 때는 모릅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아저씨는 만날 “두고 보자”라면서 커다란 나무를 미워했어요.
성가시다면서..
새들이 아침마다 울어서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나무 아래서 차를 마실 때 찻잔에 새똥이 떨어진다고,
나무 그늘 때문에 빨래가 바짝 마르지 않는다고,
그물 침대를 매달고 낮잠을 잘 때 털북숭이 애벌레들이 건들거린다고,
겨울에 눈이 내리면 나무 위에서 눈덩이가 떨어진다고
그래서 아저씨는 커다란 나무를 베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나무가 없어지고 나서야
아저씨는 비로소 나무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커다란 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으니
봄이 온 것을 몰랐어요.
작은 새들이 노래하지 않으니
아침이 온 것을 몰랐어요.
차를 마시려 해도 나무 그늘이 없었어요.
빨래를 해도 빨랫줄을 묶을 나뭇가지가 없었어요.
낮잠을 자려 해도 그물 침대를 매달 나무가 없었어요.
가을이 와도 빨간 열매가 열리지 않았어요.
빗자루는 있어도 쓸어 낼 마른 잎이 없었어요.
고구마는 있어도 태울 마른 잎이 없었어요.
아저씨는 커다란 나무가 없어지고 나서야
‘늘 가까이 있던 것’의 소중함을 알았답니다.
제 손으로 벤 나무가 그리워서
아저씨는 그루터기를 어루만지며 엉엉 울었습니다.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루터기에서 파릇한 작은 싹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틀림없는 새싹이었습니다.
아저씨는 새벽같이 일어나
새싹 옆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새싹에 물을 주고 꼼꼼히 살펴보고는
나무 둘레를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아저씨의 정성으로 새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아저씨는 왜 나무 둘레를 빙글빙글 돌았을까요?
죽지 않고 다시 자라나기 시작한 나무가
너무도 사랑스러웠기 때문이에요.
사랑하니까 관심이 많아지고
눈을 뗄 수가 없었지요.
관심은 애정에서 나오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늘 곁에 존재했던
많은 것들이 사라졌습니다.
저도 늘 다니던 수영장을 못 가게 되었어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게 싫다며
짜증을 냈던 수영장입니다.
이제는 개장할 기미도 없는 수영장을 보면서,
옛날에 투덜거리며 다녔던 수영장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공기처럼 존재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되새겨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잃어버린 후에야 알게 되는 걸까요?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책 리뷰 > 어린이 청소년 실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하이타니 겐지로 글, 초 신타 그림 (0) | 2020.07.22 |
---|---|
똥벼락 – 전래 동화, 잔혹 동화, 탐욕의 종말 (0) | 2020.07.22 |
종이 봉지 공주 - 초등 3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 도서 (0) | 2020.07.20 |
돼지책-글‧그림 앤서니 브라운 (0) | 2020.07.20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 (2) | 2020.07.19 |
댓글